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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 역사 아파트, 시공사 선정 재차 실패…두 번째 입찰 무산

김민준 기자|
89년 역사 아파트, 시공사 선정 재차 실패…두 번째 입찰 무산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촬영지로 유명…故 김환기 화가도 거주
입찰 조건 완화했으나 사업 규모 작아 건설사 관심 없어

일제 강점기인 1937년에 지어진 국내 최고령 아파트인 서울 서대문구 '충정아파트'가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에 다시 실패했다. 2022.6.16/뉴스1 ⓒ News1

30일 부동산 업계 소식에 의하면 이날 진행된 시공사 모집 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5월 첫 입찰이 유찰된 후, 입찰 보증금을 80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50% 감액해 재공고했음에도 시공사를 확보하지 못했다.

조합 측 담당자는 "향후 대의원회의를 거쳐 재입찰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업은 충정아파트와 주변 저층 주택지를 지하 6층~지상 28층, 192세대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로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첫 입찰과 동일하게 1314억 원이 책정되었다.

충정아파트는 충정로역 9번 출구에서 100m 거리에 위치한 '초고급 입지'를 자랑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작은 사업 규모가 건설사들의 참여를 막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건설업계가 강남 등 대형 재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선별적 수주' 경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37년 완공된 충정아파트는 국내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아파트로 기록되어 있다.

초기에는 건축주인 도요타 다네마쓰의 이름을 딴 '도요타 아파트'로 불렸으며, 화가 김환기가 거주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해방 후 미군 주거시설로 사용되다가 한국전쟁 기간에는 유엔군 전용 숙소로 활용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보존을 추진했으나, 안전성 문제와 주민 반대로 2022년 철거가 확정되었다.

이 아파트는 넷플릭스 인기작 '스위트홈'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거주지 '그린홈'의 실제 배경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현재 33세대 50여 명(2023년 6월 기준)이 거주 중이지만, 노후화가 극심해 생활이 위험한 상태다. 지난해 서대문구청 안전점검에서 최악의 E등급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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