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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파트 분양 취소 8건 돌파…사전청약 당첨자들 피해 속출

이서연 기자|
올해 아파트 분양 취소 8건 돌파…사전청약 당첨자들 피해 속출
세종시 '금강펜테리움 더 시글로'를 포함해 올해 들어 아파트 분양이 취소된 단지가 8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취소 건수(7곳)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이유로 손을 떼는 가운데, 분양가 상승과 본청약 연기 사례도 잇따르며 소비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사전청약 제도가 폐지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당첨 취소로 인한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 사전청약을 마친 뒤 본청약 단계에서 사업이 무산되면서, 많은 당첨자들이 주거 계획 변경을 강요당하거나 높아진 분양가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료에 의하면, 세종시 4-2생활권에 계획된 '금강펜테리움 더 시글로'가 다음 달 1일부로 사업을 해약하기로 결정했다. 금강주택은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사업 취소를 공식 통보했으며, 이는 수익성 악화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해당 단지는 2022년 총 301가구 중 272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했으며, 최고 578대1의 치열한 경쟁률(평균 62대1)을 기록한 바 있다. 당초 예정된 올해 9월 본청약을 앞두고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수많은 예비 입주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부활했던 사전청약 제도는 조기 주택 공급 실적 확보를 목표로 도입됐다. 그러나 택지 보상 및 인허가 절차 없이 급하게 진행된 탓에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했고, 결국 지난해 5월 전면 폐지됐다.

제도는 사라졌지만 피해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올해 사업이 취소된 단지로는 세종시 외에도 원주태장 이에스아뜨리움 A-2블록, 경산 대임지구 B3 BL 라온프라이빗 등 총 8곳이 포함된다. 지난해와 합치면 불과 2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15건의 취소 사례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민간 사전청약 당첨취소자 구제 방안'을 발표하며, 기존 당첨자들에게 후속 단지에서의 우선 공급 자격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 재개 시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거 계획 차질은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까지 15개 취소 단지 중 토지 재매각 성공이나 LH 직접 시행 등 대안을 마련한 경우는 고작 4곳에 불과하다.

분양 취소뿐 아니라 본청약 일정이 연기되는 사례도 10건 이상 보고되고 있다. 남양주 왕숙2 A6블록(올해 12월→2027년 4월), 안산 장상 A1·A9블록(올해 5월→2027년 10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지연 현상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당첨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성남신촌 A2블록의 경우 11개월간의 청약 연기 끝에 기존 예정가보다 1억 원 이상 비싼 가격이 책정되기도 했다.

LH 측은 공공 사전청약의 경우 "분양가 상승분 일부를 공사가 부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추가 보상 없이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더욱이 후속 사업자의 아파트 브랜드가 기존보다 낮을 경우 발생하는 격차도 소비자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토지 비용은 높은 반면 분양가 규제가 계속되면서 향후 후속 사업자 선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사전청약 제도의 후유증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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