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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열풍, '한정판 굿즈'로 감성 충족…'소확행' 찾는 젊은 소비층
한지민 기자|

캐릭터 굿즈를 중심으로 한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며 젊은 층 사이에서 열풍이 일고 있다. 특히 '라부부'라는 독특한 디자인의 인형이 SNS를 뜨겁게 달구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올리브영과 산리오의 협업 상품은 출시 당일 일부 제품이 매진되는 현상을 보였다. MZ세대는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며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한편, 이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식품부터 패션, 스포츠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굿즈가 활발히 출시되며 소비자 충성도 향상과 팬덤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젊은 층의 '작은 사치'…한정판 굿즈 열풍》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감정적 만족과 취향 표현을 우선시하며 한정판 굿즈 구매에 적극적이다. 기업들도 희소성과 소장 가치를 강조한 제품을 내놓기 위해 업계 간 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2만 원대 제품이 리셀 시장에서 100만 원까지 치솟았다'는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완구업체 팝마트의 '라부부' 인형이다. 뾰족한 이빨이 특징인 이 작은 요정 캐릭터는 품귀 현상을 빚으며 중고가가 정가의 5~50배까지 뛰었다. 블랙핑크 리사와 로제, 이영지, 리애나 등 글로벌 스타들이 명품 가방에 라부부를 매달거나 구매 인증을 SNS에 올리며 인기를 더욱 부채질했다. 이 특이한 디자인의 인형을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매장 앞에 줄 서거나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이들이 늘면서 팝마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 한정판 굿즈 열풍 속 오픈런과 프리미엄 거래
라부부 열풍은 MZ세대의 굿즈 소비 트렌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한정판 굿즈에 아낌없이 지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실용성보다 감정적 만족과 자기 표현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굿즈는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유통업계는 '한정판', '기간 한정', '랜덤 구성' 등 희소성 전략으로 맞장구치며 마케팅을 강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이 이달 초 산리오와 함께 선보인 협업 제품들은 출시 24시간 만에 인기 상품들이 동났다. 올리브영은 32개 브랜드 210개 제품에 산리오 캐릭터를 적용했으며, 특히 여름 시즌 맞아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등 캐릭터들을 '태닝 에디션'으로 재해석해 화제를 모았다. 이 협업으로 7월 매출은 작년보다 두 자릿수 증가했다.
이디야커피의 산리오 협업 한정 메뉴도 하루 평균 1만 잔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함께 출시된 피규어 마그넷 등 굿즈는 일부 매장에서 당일 완판되기도 했다. CU는 지난달 인기 이모티콘 '가나디'와 협업한 '가나디 바나나우유'를 내놓아 이틀 만에 3만 개가 팔리며 전국적으로 조기 품절됐다.
사은품을 위해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늘었다. 올리브영의 7만 원 이상 구매 시 증정하는 산리오 비치타올은 전국 매장에서 당일 모두 소진됐다. 서울 영등포구 한 매장을 방문한 이모 씨(23)는 "헬로키티 키링을 얻으려고 오픈 시간에 맞춰 왔다"며 "한정판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계절별 'e-프리퀀시' 사은품 이벤트는 매년 치열한 예약 경쟁을 낳는다. 인기 품목이 빠르게 동나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이들도 있다. 최근 라코스테와 협업한 '멀티플백'은 중고가 6~7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 심리적 만족을 주는 '소확행'으로 자리매김
MZ세대의 적극적 굿즈 소비 뒤에는 감정적 만족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 '내 취향을 반영하는가'가 소비 결정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이는 '작은 사치' 트렌드와도 연결된다. 경제 불황 속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심리적 위안을 얻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2~3만 원대 피규어라도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이 더해지면 획득 자체가 자존감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명예교수는 "MZ세대는 자신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 세대"라며 "캐릭터 굿즈로 개성을 드러내고, 한정판을 위해 줄 서는 행위 자체가 성취감을 주는 놀이적 경험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정판 굿즈는 수집과 투자의 경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무신사 '솔드아웃' 플랫폼에서 상반기 기준 라부부가 정가 대비 가장 큰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더 몬스터즈 하이라이트 시리즈 충성 키링'은 2만1000원 정가품이 16만3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한정판 라부부가 15만 달러에 낙찰되는 기록도 세웠다.
중고 시장에서도 취향 기반 거래가 활발하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상반기 취미·취향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226% 증가했으며, 키덜트와 스타굿즈 분야가 특히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피규어 등 키덜트 상품 거래량은 319%, 스타굿즈는 364% 급증했다.
● 업계 경계 넘나드는 협업 확대
식품·뷰티를 넘어 패션·스포츠 분야에서도 브랜드 협업이 활발하다.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슈프림은 인기 애니메이션 '스폰지밥'과 협업해 한정판 컬렉션을 선보였다.
야구단들도 팬덤 확대를 위해 굿즈 라인업을 다양화 중이다. 전통적인 유니폼, 모자에서 벗어나 마스코트 인형, 포토카드 등 아이돌 팬덤과 유사한 수집형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에버랜드는 KBO와 협업한 '레시 굿즈'를 지난해 출시해 온라인에서 즉시 완판됐으며, 올해는 종류를 4배로 늘려 한 달 만에 6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굿즈는 단기 매출보다 브랜드 충성도와 팬덤 형성이 핵심"이라며 "단순한 디자인이 아닌 감성적 교감을 이끄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정판 굿즈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전망한다. 아주대 이종우 교수는 "소득 수준 상승과 가치 소비 확산으로 개인 취향에 따른 소비가 강화되고 있다"며 "희소성이 주는 특별함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다"고 분석했다.
《젊은 층의 '작은 사치'…한정판 굿즈 열풍》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감정적 만족과 취향 표현을 우선시하며 한정판 굿즈 구매에 적극적이다. 기업들도 희소성과 소장 가치를 강조한 제품을 내놓기 위해 업계 간 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2만 원대 제품이 리셀 시장에서 100만 원까지 치솟았다'는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완구업체 팝마트의 '라부부' 인형이다. 뾰족한 이빨이 특징인 이 작은 요정 캐릭터는 품귀 현상을 빚으며 중고가가 정가의 5~50배까지 뛰었다. 블랙핑크 리사와 로제, 이영지, 리애나 등 글로벌 스타들이 명품 가방에 라부부를 매달거나 구매 인증을 SNS에 올리며 인기를 더욱 부채질했다. 이 특이한 디자인의 인형을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매장 앞에 줄 서거나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이들이 늘면서 팝마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 한정판 굿즈 열풍 속 오픈런과 프리미엄 거래
라부부 열풍은 MZ세대의 굿즈 소비 트렌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한정판 굿즈에 아낌없이 지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실용성보다 감정적 만족과 자기 표현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굿즈는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유통업계는 '한정판', '기간 한정', '랜덤 구성' 등 희소성 전략으로 맞장구치며 마케팅을 강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이 이달 초 산리오와 함께 선보인 협업 제품들은 출시 24시간 만에 인기 상품들이 동났다. 올리브영은 32개 브랜드 210개 제품에 산리오 캐릭터를 적용했으며, 특히 여름 시즌 맞아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등 캐릭터들을 '태닝 에디션'으로 재해석해 화제를 모았다. 이 협업으로 7월 매출은 작년보다 두 자릿수 증가했다.
이디야커피의 산리오 협업 한정 메뉴도 하루 평균 1만 잔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함께 출시된 피규어 마그넷 등 굿즈는 일부 매장에서 당일 완판되기도 했다. CU는 지난달 인기 이모티콘 '가나디'와 협업한 '가나디 바나나우유'를 내놓아 이틀 만에 3만 개가 팔리며 전국적으로 조기 품절됐다.
사은품을 위해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늘었다. 올리브영의 7만 원 이상 구매 시 증정하는 산리오 비치타올은 전국 매장에서 당일 모두 소진됐다. 서울 영등포구 한 매장을 방문한 이모 씨(23)는 "헬로키티 키링을 얻으려고 오픈 시간에 맞춰 왔다"며 "한정판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계절별 'e-프리퀀시' 사은품 이벤트는 매년 치열한 예약 경쟁을 낳는다. 인기 품목이 빠르게 동나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이들도 있다. 최근 라코스테와 협업한 '멀티플백'은 중고가 6~7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 심리적 만족을 주는 '소확행'으로 자리매김
MZ세대의 적극적 굿즈 소비 뒤에는 감정적 만족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 '내 취향을 반영하는가'가 소비 결정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이는 '작은 사치' 트렌드와도 연결된다. 경제 불황 속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심리적 위안을 얻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2~3만 원대 피규어라도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이 더해지면 획득 자체가 자존감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명예교수는 "MZ세대는 자신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 세대"라며 "캐릭터 굿즈로 개성을 드러내고, 한정판을 위해 줄 서는 행위 자체가 성취감을 주는 놀이적 경험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정판 굿즈는 수집과 투자의 경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무신사 '솔드아웃' 플랫폼에서 상반기 기준 라부부가 정가 대비 가장 큰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더 몬스터즈 하이라이트 시리즈 충성 키링'은 2만1000원 정가품이 16만3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한정판 라부부가 15만 달러에 낙찰되는 기록도 세웠다.
중고 시장에서도 취향 기반 거래가 활발하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상반기 취미·취향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226% 증가했으며, 키덜트와 스타굿즈 분야가 특히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피규어 등 키덜트 상품 거래량은 319%, 스타굿즈는 364% 급증했다.
● 업계 경계 넘나드는 협업 확대
식품·뷰티를 넘어 패션·스포츠 분야에서도 브랜드 협업이 활발하다.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슈프림은 인기 애니메이션 '스폰지밥'과 협업해 한정판 컬렉션을 선보였다.
야구단들도 팬덤 확대를 위해 굿즈 라인업을 다양화 중이다. 전통적인 유니폼, 모자에서 벗어나 마스코트 인형, 포토카드 등 아이돌 팬덤과 유사한 수집형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에버랜드는 KBO와 협업한 '레시 굿즈'를 지난해 출시해 온라인에서 즉시 완판됐으며, 올해는 종류를 4배로 늘려 한 달 만에 6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굿즈는 단기 매출보다 브랜드 충성도와 팬덤 형성이 핵심"이라며 "단순한 디자인이 아닌 감성적 교감을 이끄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정판 굿즈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전망한다. 아주대 이종우 교수는 "소득 수준 상승과 가치 소비 확산으로 개인 취향에 따른 소비가 강화되고 있다"며 "희소성이 주는 특별함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