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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컵 팥빙수에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SNS 화제가 만든 '알바생 고충' 현상 [카페 열풍]

김민준 기자|
"한 컵 팥빙수에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SNS 화제가 만든 '알바생 고충' 현상 [카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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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빙수 주문이 불가능합니다"
요즘 카페 매장에서 자주 듣게 되는 안내 멘트다. 메가MGC커피의 '팥빙젤라또 파르페'를 필두로 주요 프랜차이즈에서 선보인 '컵빙수'가 여름 인기 메뉴로 급부상하며 벌어진 현상이다. 종각역 주변 메가MGC커피 3개 매장을 평일 오후에 방문했지만 모두 품절 상태였다.

메가MGC커피 측 자료에 의하면, 팥빙젤라또 파르페는 4월 30일 출시 이후 7월 16일까지 약 2개월 반 동안 5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관계자는 "분당 45개씩 판매되며 기존 디저트 메뉴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라고 설명했다. 6월 첫 주 분당 28개에서 3주 차에는 32개로 판매량이 증가했으며, 한 달 간 60% 가량 판매가 늘었다. 이 같은 급성장이 컵빙수 시장 판도를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도 수시로 품절 사태가 발생하며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메가MGC커피 측은 "원재료 소비 속도가 빨라져 본사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제품은 기존 2~3인용 빙수를 1인용 컵 사이즈로 재구성한 것으로 가격은 4,400원이다. 작년에도 존재했던 메뉴지만 올해 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SNS에서 시작된 '눈물 마케팅' 효과
메가커피 컵빙수 열풍은 5월 말 SNS에서 시작됐다. 5월 29일 한 네티즌이 "메가커피 팥빙젤라또파르페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자주 사먹을 것 같다"는 리뷰를 올렸다. 이 평범한 게시물은 다음 날 다른 이용자의 재치 있는 댓글과 함께 확산되기 시작했다. "정말 맛없음. 만들 때 알바생 눈물이 많이 들어가서 짜다. 먹지 마라"는 내용이 약 2만5천 회 리트윗되며 '눈물의 빙수'로 유명해졌다.

일반 소비자들의 진솔한 경험이 담긴 이 내용은 자연스럽게 확산됐다. '알바생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구매했다'는 후기부터 제조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알바생들의 글이 이어졌다. 이후 작성자의 "컴포즈가 더 맛있다"는 후속 글에 대해 "알바생들끼리 폭탄 돌리기 하냐"는 재미있는 반응도 나왔다.

컵빙수 제조 과정은 일반 음료보다 복잡하다. 얼음 준비부터 젤라또, 팥, 떡, 시리얼, 연유 등을 차례로 올려야 하며, 조합이 잘못되면 맛과 모양이 망가진다. 알바생들은 "하루 60잔 이상 만들면 팔이 떨린다", "진짜 체력전"이라는 후기를 남기며 공감을 얻고 있다.

타 브랜드의 마케팅 활용
이 같은 흐름을 타고 다른 브랜드들도 공식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했다. 컴포즈커피는 "컵빙수대란 첫차 탑승"이라는 문구로 제품 출시를 알렸고, 뚜레쥬르는 "알바생 분들께 죄송합니다. 우리 매장에도 컵빙수가 있습니다"라고 홍보했다. SNS에서 시작된 '알바의 눈물' 콘셉트가 기업 마케팅으로까지 확장된 셈이다.

메가MGC커피 측은 "5월 30일 SNS 게시물 이후 6월 판매량이 급증했지만, 해당 콘텐츠를 공식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디야커피도 지난해 알바생이 작성한 "수박 씨 바르는 기계가 있습니다. 바로 저예요"라는 유머러스한 게시물이 2만1천 회 리트윗되며 홍보 효과를 봤다. 이로 인해 수박주스 판매량이 25% 증가했다. 올해는 알바몬과 협업해 '수박씨 바를 알바' 공모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시식 비교 평가
실제로 메가MGC커피 팥빙젤라또 파르페를 맛본 결과, 제조 과정에서 알바생의 수고가 느껴졌다. 우유 얼음에 팥, 떡, 아이스크림, 시리얼 등을 올리는 방식으로, 정확한 계량보다는 넉넉하게 담는 스타일이었다. 작은 떡이 10개 정도 들어 있었지만, 우유 얼음이 대부분이라 '푸짐하다'는 느낌은 약했다. SNS에서 본 화려한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었다.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롯데 '찰떡일품팥빙수'와 해태아이스 '찐절미 빙수'(각 240g, 2,000원)와 비교해봤다. 메가MGC커피 제품은 591ml에 500g 이상으로 용량이 2배 이상 많아 가성비 면에서 우수했다.

맛 차이도 뚜렷했다. 롯데 제품은 달지 않은 팥과 짭조름한 맛이, 해태 제품은 콩가루 베이스의 고소함이 강조됐다. 두 제품 모두 떡이 5~6개 들어있고 팥 양도 카페 제품의 절반 수준이었다. 카페 제품은 즉석에서 만들어지는 신선함이 장점이었으며, 우유와 연유 풍미가 더 진했다. 기성품은 가정식 얼음빙수의 식감을 재현했으나 시리얼이나 아이스크림 토핑은 없었다.

컵빙수 대중화 효과
기성품 빙수도 편의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유통이 용이하고 냉동 보관이 가능하며, 대형마트나 온라인에서 개당 1,400원 정도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반면 메가커피 컵빙수는 일부 매장에서 오픈런 현상까지 발생 중이다. 아침 일찍 방문해야 구매 가능한 경우도 있으며, 배달앱 가격이 최대 6,900원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이번 열풍은 단순히 맛만이 아닌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결과다. 적정한 가격(4,400원)과 1인용 사이즈, 즉석 제조의 신선함, '알바의 눈물'이라는 유쾌한 스토리가 더해져 여름 대표 디저트로 자리매김했다.

일각에서는 "빙수 가격을 정상화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급 디저트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중적인 가격과 포맷으로 재탄생하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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