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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대출 없으면 1억 할인"…강력한 규제에 집주인들 부담감 가중

최예나 기자|
"전세 대출 없으면 1억 할인"…강력한 규제에 집주인들 부담감 가중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의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최근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남 지역의 신규 아파트 단지들이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소유권 이전이 조건인 전세대출이 차단되면서 주택 소유자들의 잔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전세 계약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6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지난달 말 입주가 개시된 '메이플자이' 아파트(총 3,307가구)는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인해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후 체결되는 전세 계약에서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할 경우, 해당 보증금으로 주택 소유자의 분양 또는 매매 잔금 결제가 불가능해져 자금 조달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서초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었으나,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에 따라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는 거래 허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신규 분양 계약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도 직접 입주하지 않고 즉시 전세를 내놓을 수 있다. 단,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주택의 경우 3년간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어 있어, 이 기간 내에 실제 거주해야 한다.

현지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입주를 미루고 전세로 내놓은 주택의 경우 대부분 보증금으로 분양 잔금을 처리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적용 전 체결된 전세 계약에는 문제가 없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계약들은 세입자의 대출금이 잔금 결제에 사용될 수 없어 성사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최근 신축 아파트 인기에도 불구하고 전세 계약이 부진한 것으로 현지 중개업계는 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름 휴가 시즌은 전세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인데, 여기에 대출 규제까지 더해져 전세 시장이 예년보다 더욱 침체된 모습이다. 잔금 대출의 경우 기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어 최대 6억 원까지 제한 없이 이용 가능하지만, 당장 입주가 어려워 전세를 내놓아야 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 소유자들은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지 않는 세입자를 선호하는 추세다. 하지만 높은 전세 보증금으로 인해 대출 없이 계약할 수 있는 세입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일부 주택 소유자들은 세입자가 대출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전세금을 약 1억 원 가량 할인해 주겠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으며, 입주 시한이 다가올수록 이러한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인근 중개업소들은 예상하고 있다.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전세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아파트 84㎡ 전용면적의 전세 가격은 한두 달 전 18억~19억 원대에서 현재 14억~15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메이플자이 아파트는 대규모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입주 기간이 다음달 28일까지로 2개월도 남지 않아,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전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분석이다.

신규 입주 단지뿐만 아니라 기존 아파트 전세 시장 역시 뚜렷한 활기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계절적 요인과 강력한 대출 규제가 겹치며 새로운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전세 시장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선 다세대 및 연립주택을 포함한 빌라 공급이 감소하는 가운데, 내년 서울시의 민영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매수 계획을 포기하고 전세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전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 대출이 감소함에 따라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세입자와 대출 없이 임대하려는 주택 구매자의 요구가 맞물리며, 보증금 포함 월세 계약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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