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현장 방문 후 SPC, "야간 근로 8시간 초과 금지" 발표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진행된 산업안전 강화를 위한 노사 간담회에 참석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에 따라 SPC그룹은 27일 생산직 근로자의 야간 근무 시간을 8시간으로 제한하며 장시간 야근을 철폐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25일 대통령이 주재한 현장 간담회에서 제기된 야간 근로 및 작업 강도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한 결과로, SPC그룹은 계열사 대표들이 모인 'SPC 커미티'를 긴급 소집해 해당 방침을 확정했다.

SPC 측 관계자에 따르면, "8시간을 초과하는 야근을 근절하기 위해 △추가 인력 채용 △생산 품목 및 물량 조정 △생산 라인 재구성 등 종합적인 생산 시스템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각 계열사별 실행 계획을 수립해 10월 1일부터 전면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SPC그룹은 필수 품목을 제외한 야간 생산을 대폭 축소해 공장 운영 시간을 단계적으로 감축할 방침이다. 주간 근무 시간도 점차 조정해 장시간 근로로 인한 피로도 축적, 작업 집중력 감소, 산업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예방할 계획이다.

또한 근무제 변경이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노동조합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작업 매뉴얼 보강도 병행한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지난 5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50대 여성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저 역시 산업재해 피해자로서,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작업 현장에서 희생되는 근로자들이 많다는 점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동일한 현장에서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적 이유로 안전과 생명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건뿐 아니라 산업재해 사망률 감소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 김범수 SPC삼립 대표, 노조 관계자 등이 참석했으며, 타 식품업체 공장장들도 함께 자리했다.

SPC그룹은 "생산 현장의 과도한 야간 근로에 대한 우려를 진지하게 수용해 근무 체계 및 생산 시스템 전반에 걸친 개선을 실시할 것"이라며, "근로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작업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