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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퇴사 후 5000만원으로 시작…월세 생활에서 '850억 주식 재벌'로 변신한 사연 [윤현주의 주식 이야기]

최예나 기자|
대기업 퇴사 후 5000만원으로 시작…월세 생활에서 '850억 주식 재벌'로 변신한 사연 [윤현주의 주식 이야기]
반도체 설계 솔루션 전문기업 에이직랜드의 수원 본사에서 이종민 대표가 회사의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칩렛 기술을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설계 시장을 선도하며 대만에 이어 2027년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28년까지 시가총액 1조 원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신념 아래, 18년 11개월 차 주식 투자자인 필자가 현장을 방문해 회사 실태를 점검하고 경영진과의 대화를 통해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한다.

에이직랜드 본사(경기 수원시 영통구 대학4로 25 소재)에서 강윤서 연구원이 보드 디버깅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이종민 대표는 최근 기자와의 만남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새 계약이 연이어 체결되고 있다"며 "칩렛과 AI 자동화 플랫폼 전환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설계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2016년 4월 설립된 에이직랜드는 대만 TSMC의 국내 유일 칩 설계 협력사이자 글로벌 반도체 IP 기업 Arm의 공식 파트너다. 2019년 국내 최초 5G RF칩 개발을 완료했으며, 2020년에는 AI 반도체 개발에도 성공했다. 2022년 대한민국 기업대상 R&D 혁신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지난해 대만 현지 법인을 설립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약 250명의 직원 중 200명이 엔지니어로 구성되어 있어 기술 인력 비율이 80%에 달한다. SK하이닉스, 파두, 딥엑스 등 70여 개 기업과 협력하며 AI 및 메모리 분야 최적의 설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경쟁사로는 가온칩스와 에이디테크놀로지가 꼽힌다.

이 대표는 "올해 SK하이닉스 5나노 CXL 개발, 딥엑스 고성능 AI 반도체칩 개발 등으로 사상 최대 매출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특히 수익성 향상을 위한 칩렛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기술은 반도체를 작은 모듈로 분할 후 재조립하는 방식으로 수율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1분기 기준 전체 수주 잔고의 47.8%가 AI 반도체 관련이며, 데이터센터 및 엣지 컴퓨팅용 AI 칩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글로벌 첨단 패키징 시장이 2025년 348억 달러에서 2030년 48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인 점도 회사 성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법인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인 이 대표는 "2027년 미국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24년 18%에서 2030년 21%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TSMC와 SK하이닉스의 협력 강화가 에이직랜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2020년 236억 원에서 지난해 941억 원으로 매출이 4배 증가했으나, 인력 확충과 사옥 이전으로 인해 작년 17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내년 2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2028년 매출 3000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주가 동향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3개월간 35.74% 상승한 3만2850원을 기록 중이며, 공모가(2만5000원)를 계속 상회하고 있다. 기업공개 당시 피델리티, 아부다비투자당국 등 해외 주요 기관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 대표는 "내년 실적 안정화 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검토하겠다"며 "배당도 긍정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직원 수 500~600명 규모까지 기술 인력 확충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직랜드 창립자 이종민 대표는 광운대 전자공학과 졸업 후 SK하이닉스 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여러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한 끝에 2016년 동료들과 함께 창업했으며, 초기 자금 조달을 위해 월세 보증금까지 투자하는 등 고난을 겪었다. TSMC의 신뢰를 얻기 위해 직원들과 대만 현지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기술 개발에 매진한 결과, 오늘날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인 비전에 집중할 것"을 조언하며 "한 분야에 깊이 파고들면 더 넓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주주들에게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함께 회사의 미래도 밝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약속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에이직랜드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조수헌 연구원은 "3나노 공정 과제 수행 경험은 경쟁력 있는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며 "AI와 메모리 분야에서의 강점을 고려할 때 투자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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