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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산업 회복을 위한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고성민 기자|
K-배터리 산업 회복을 위한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2차 전지 산업, 일명 K-배터리 기업들의 주가 회복 시점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분명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회복 시기입니다. 회계적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과잉 생산 구조가 개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주요 K-배터리 기업들의 주가 현황을 살펴보면, 2023년 최고점 대비 50%~30%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를 선도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60만원대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30만원대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삼성SDI도 80만원에서 25%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역시 각각 50만원에서 12만원, 40만원에서 10만원대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전기차 산업이 초기 시장에서 대중 시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인 '캐즘(Chasm)' 현상으로 해석됩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을 분석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4년간 매출이 17조원, 25조원, 33조원, 25조원을 기록하며 역성장을 경험했습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5% 감소한 5700억원에 그쳤습니다. 다만 이는 미국 정부의 세액 공제 혜택(1조4000억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은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입니다. 중국 기업들이 30% 저렴한 LFP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빼앗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 확대를 통해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지만, 현재 ESS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7%에 불과합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를 보면, 전체 자동차 판매 8800만대 중 전기차는 1700만대(19~20%)를 차지합니다. 이 중 1100만대가 중국에서 판매되며, 중국 기업들의 LFP 배터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현재 생산 능력인 280기가와트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수요(600만대)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공동으로 코발트 사용량을 줄인 LMR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습식 공정을 건식 공정으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며,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연간 10조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25조원의 매출 규모를 고려할 때 10조원 내외의 순차입금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삼성SDI는 최근 자금 조달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SK온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 부족으로 인한 손실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K-배터리 기업들은 현재 수요 대비 2배 이상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중국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지만, LMR 배터리와 건식 공정 등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전기차 보급 속도와 신기술 개발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 추세로 배터리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며,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성공적으로 확보된다면 산업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 : 이재용 파인드어스 회계사
정리 : 백종훈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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