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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참사' 1주기, 고령 운전자 사고 사상 최다 기록

정우진 기자|
'시청역 참사' 1주기, 고령 운전자 사고 사상 최다 기록
서울 중구 시청역에서 발생한 역주행 차량 사고가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7월 1일, 69세 차모 씨가 운전하던 차량이 일방통행로를 잘못 들어선 뒤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1심 법원은 운전자의 페달 조작 실수로 인한 사고로 판단해 7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으나, 피고인 측은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을 주장하며 항소한 상태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증가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서울시는 사고 현장에 보행자 보호를 위한 강화된 방호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 기존 무단횡단 방지용 울타리보다 2배 비싼 차량 충돌 방지용 특수 울타리를 도입했으며, 교통사고 위험 지역 101곳을 추가로 선정해 같은 방식의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도로 표지판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운전자의 주행 방향 혼동을 줄이기 위해 58개 일방통행 구간에 LED 방식의 금지 표지판을 교체했다. 시 관계자는 "사고 위험이 있는 지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2020년 31,072건에서 2023년 42,369건으로 36.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는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고령 운전자 사고 비율은 14.8%에서 21.6%로 크게 상승해 200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신체 기능 저하와 페달 조작 실수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분석에 의하면 페달 오조작 사고의 25.7%가 65세 이상 운전자에게서 발생했다. 이에 서울시는 조건부 운전면허제 도입을 건의했으며, 70세 이상 운전자의 자발적 면허 반납을 유도하기 위해 교통카드 2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해외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2028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법 개정을 진행 중이다. 이 장치는 장애물 감지 시 차속을 시속 8km 이하로 제한하는 기능을 갖췄다.

서울시 교통실장은 "시청역 사고의 교훈을 되새기며 보행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사회 진전에 따른 교통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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