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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혼자 가세요" 자녀들까지 반대…부산 이전 속도내는 해수부 직원들 고충

신채영 기자|
"아빠 혼자 가세요" 자녀들까지 반대…부산 이전 속도내는 해수부 직원들 고충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해양수산부지부 조합원들이 해수부의 부산 이전 계획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부산 동구 IM빌딩과 협성빌딩 일부를 임차하며 조직 이전을 본격화했으나, 850여 명의 직원들은 연내 이주 지시로 인해 주거 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종시에 10년 이상 정착한 직원들이 다수인 만큼, 가족 전체의 급작스러운 이주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직원은 "자녀에게 이사 이야기를 꺼냈더니 '친구들과 떨어지기 싫다, 아빠만 부산에 가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부부 모두 공무원인 다른 직원은 "자녀 교육 문제와 정착 환경을 고려해 원룸을 구해 단신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혼자 부산에서 생활하면서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주택 마련 역시 쉽지 않다. 부산 동구는 낡은 아파트가 많은 구도심 지역으로, 단독 이주자들에게 필요한 원룸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 직원은 "해운대나 센텀시티 같은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지역으로 가고 싶지만, 전세·월세 가격이 높아 세종시 집을 매각하고 옮기기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전 소식이 전해진 후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진 것도 문제다. 일부 집주인이 매물을 철회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며 시세가 요동치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 직원은 "관심을 두고 있던 매물이 갑자기 사라져 확인해보니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판매를 취소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추가 비용 증가가 예상되지만 대책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강력히 반대해온 노조 측도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이전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국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해수부 지부장은 지난 14일 해수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무소통 일방 이전은 반대하지만, 절차적 보완이 이루어지면 동의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 지부장은 "직원들이 이전을 수용하려면 교통, 교육, 주거, 배우자 직장 문제 등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재와 같은 갑작스러운 계획은 가정 생활 전체를 뒤흔드는 중대한 변화로, 직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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