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벨트 매수 문의 급감…노원·금천 등 외곽으로 '풍선효과' 예상

박세연 기자 = 29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잠실 아파트 단지 매물 정보가 게시되어 있었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 원 제한 조치로 서울시 아파트 127만 6,257가구(74%)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8일부터 시행된 이번 규제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18개 구에서 대출 가능 금액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 분석 결과,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4억 6,000만 원인 반면 대출 한도는 6억 원으로 제한되어 평균 8억 6,000만 원 이상의 자금을 보유해야 거래가 가능해졌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서울 아파트 시장에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강 인근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거래량이 급감한 반면, 규제 영향이 적은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매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30일 정부와 업계 자료에 따르면, 이번 규제 적용 시 서울 전체 아파트 171만 7,384가구 중 127만 6,257가구가 영향을 받는다. 특히 강남3구와 용산구 등 18개 자치구에서는 기존보다 대출 가능액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0~70%에서 6억 원 한도로 제한되면서, 평균 가격 대비 8억 6,000만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해졌다.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은 주택가격이나 차주 소득에 관계없이 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통일하고, 수도권 주택 구입 시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이에 따라 강남·용산·마포 등 한강벨트 지역에서는 매수 문의가 뚝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던 지역에서 갑자기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거래량이 급감했다"며 "주말 이후 대기하던 수요층까지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출 한도 내에서 거래 가능한 수도권 외곽 지역은 매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원·도봉·강북·금천·관악·구로·중랑 등 7개 자치구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경기와 인천의 평균 매매가가 각각 5억 8,525만 원, 4억 4,667만 원으로 6억 원 미만인 점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단기적인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지만, 고가 지역에서 중저가 지역으로의 수요 이동이 풍선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시장 과열 억제에는 효과적이지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근본적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이번 규제가 시장 과열 진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거래 위축으로 실수요자와 임차인까지 피해를 볼 수 있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2025.6.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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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