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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200만원 시대"...서울 월세 급등 배경은

고성민 기자|
"월세 200만원 시대"...서울 월세 급등 배경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84㎡ 규모 아파트가 최근 보증금 7억원에 월 200만원의 임대료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 동일한 아파트는 같은 보증금에 월세가 80만~140만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크게 올랐다. 동작구 상도래미안 3차 아파트 역시 비슷한 평형대가 작년 말 월세 110만원에서 지난달 200만원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는 한 시민의 모습이 포착됐다. 서울 아파트 월세는 올 상반기 동안 5% 이상 증가하며 매매가 상승률을 앞질렀다. KB부동산 자료에 의하면 6월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126.6을 기록해 상반기 동안 5.1% 상승했다. 이는 동기간 아파트 매매 지수 상승률(3.9%)과 전세 지수 증가율(1.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6.0% 오른 데 이어 올 상반기 5.1% 추가 상승하며 1년간 총 11.4%의 급등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지수는 7.4%, 전세 지수는 4.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강동구 강동역 주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이 눈에 띈다. 월세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월세보증금은 1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 급등했으며, 월세 가격도 118만원으로 4.4% 상승했다. 특히 6.27 대출 규제 조치로 전세보증금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월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당 규제에 따라 버팀목 전세 대출 한도가 2억~3억원에서 1억 5000만원~2억 4000만원으로 축소됐고,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수도권 기준 90%에서 80%로 낮아졌다. 또한 정부가 전세 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담보대출 시 거주 의무가 부과되면서 갭 투자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 공급량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자료에 의하면 서울 전세 물량은 지난해 말 3만 1466가구에서 이달 14일 기준 2만 4672가구로 21.6% 급감했다.

전세 공급 감소와 대출 규제 강화로 월세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올해 5월 누적 기준 44%로 최근 5년 평균보다 높아졌다. 2022년 말 빌라와 연립주택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세 사기 이후 월세 선호도가 높아진 가운데,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월세 전환율 또한 상승 중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4.22%로 9개월 연속 상승해 2023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월세 전환율은 동일한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계산할 때 적용되는 비율로, 이 수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월세 가격이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 2억원에 전월세 전환율 3% 적용 시 월세는 50만원이지만, 전환율이 4%로 오르면 월세는 약 70만원까지 증가한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함영진 랩장은 "금리 인하 기조와 신규 주택 공급 감소로 임대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라며 "이번 대출 규제로 전세대출 보증이 축소되고 입주 시기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 대출이 차단되면서 월세 전환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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