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랭킹 속보

밤이면 청계천 산책과 광장시장 탐방…변화하는 서울의 야간 관광 트렌드 [현장 리포트]

정우진 기자|
밤이면 청계천 산책과 광장시장 탐방…변화하는 서울의 야간 관광 트렌드 [현장 리포트]
15일 서울 청계천 주변의 한 펍에서 외국인 여행자들이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심하연 기자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한 관광객은 "서울은 야경이 더 아름답다"며 "광장시장에 특별히 밤에 방문해 현지 음식을 맛보고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야간 관광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밤문화가 새로운 여행 패턴으로 정착되고 있다.

낮에는 무더위를 피해 팝업스토어나 대형 쇼핑몰, 박물관 등 실내 공간을 이용하고, 해가 진 후에는 야시장 탐방, 펍 투어, 명소 산책 등을 즐기는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관광데이터랩 통계에 의하면, 외국인 야간 관광객 수는 3월 18만6814명에서 4월 22만5762명으로 한 달 만에 약 20% 증가했다.

청계천, 광장시장, 낙산공원 등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야간에 외국인으로 북적이고 있다. 세 번째 한국 방문인 잭 씨는 "청계천은 저녁 산책하기 최적의 장소"라며 "주변 관광지와 연결되어 계속 걸으면 새로운 장소를 발견할 수 있어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야간 조명이 분위기를 더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만에서 온 나이신 씨는 "낮에는 호텔과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현지 음식과 술집 골목을 탐방한다"며 "관광객들 사이에선 청계천 산책, 광장시장 먹방, 낙산공원 투어를 묶은 나이트 코스가 인기"라고 전했다.

이 같은 야간 관광 수요에 맞춰 상인들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광장시장 빈대떡 가게 운영자 박모(54) 씨는 "야간 외국인 고객이 크게 늘어 영어 메뉴판과 QR 코드 주문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순대국집을 운영하는 이모(50) 씨는 "외국인들이 SNS에 음식 사진을 올려주면서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지자체도 야간 관광 활성화에 나섰다. 서울 중구는 다음 달 31일까지 '정동 밤의 산책'과 '광화문 달빛로드' 등 야간 도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시는 청계천과 한강 다리에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여의도 상공에 열기구 '서울의 달'을 띄우는 등 '빛나는 서울'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첨단 조명과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야간 투어 만족도 제고도 계획 중이다.

하지만 인프라 부족 문제도 지적된다. 한국관광랩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야간 활동 부족', '체력 문제', '교통 불편' 등을 야간 관광 장애요인으로 꼽았다. 지역 주민들은 '생활공간 침해'와 '범죄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낮과 밤을 모두 즐기는 종합 관광을 선호한다"며 "펍 투어나 도보 투어 같은 나이트 코스가 지역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교통과 안내 시설만 개선되면 한국만의 독특한 야간 관광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하연 기자

🏆 관련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