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날 참변"…폭염 속 앉은 채 숨진 20대 베트남 근로자

무더운 날씨 속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들. 본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는 자료사진. 경상북도 구미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베트남 출신 20대 일용직 근로자가 첫 근무 도중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사망했다.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8일 경북소방본부 및 구미경찰서 발표에 의하면, 전날 오후 4시 40분경 구미시 산동읍 소재 아파트 공사장 지하 1층에서 23세 A씨가 동료들에 의해 앉아 있는 상태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이미 생명体征이 없었으며, 체온은 40.2도로 확인됐다. 당일 구미 지역 낮 기온은 37.2도를 기록했으며, 지난 29일부터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이었다.

수사 당국은 A씨의 높은 체온 등을 근거로 열 관련 질환을 사망 원인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망자는 해당 현장에서 거푸집 설치 작업을 수행했으며, 퇴근 직전 동료들에게 "화장실에 간다"는 말을 남긴 후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며, 국내 거주 지인을 통해 기존 건강 문제 유무도 조사할 방침이다.

현장 사업주를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구미고용노동지청은 사고 발생 후 해당 공사장의 작업을 전면 중단시켰다. 또한 작업장의 폭염 대비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와 함께, 폭염 안전수칙 준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