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위약금 면제 조치로 가입자 이탈 가속화…하루 동안 1만7천 명 넘게 번호 이동

서울 소재 SK텔레콤 대리점 앞 모습. 뉴시스SK텔레콤이 유심 침해 사건 이후 타사로 전환하는 고객에 대한 위약금을 없애기로 하면서 이동이 급증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 소식에 의하면, 어제 하루 동안 SK텔레콤에서 경쟁사로 옮긴 사용자 수는 1만7488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4월 18일 보안 사고 발생 이후 5월 3일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이 중 KT로 이동한 경우는 8336명, LG유플러스로 간 경우는 9152명으로 확인됐다.

전체 통신 시장에서 발생한 번호 이동 건수도 총 3만618건을 기록하며, 위약금 면제 발표 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달 초반에는 1만 명 안팎을 유지했으나, 5일 면제 첫날 1만9323명을 넘어선 데 이어 어제는 약 1만 명 이상 더 증가했다. 단, 이 수치는 일요일인 6일 시스템 미가동으로 인해 처리 지연된 건수가 반영된 결과다.

업계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조치가 대규모 번호 이동을 촉발한 것으로 분석한다. SK텔레콤 고객은 4월 해킹 사건 직후 빠르게 줄었으나, 무료 유심 교체 서비스 진행으로 감소세가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말 서비스 종료 후에는 약 1만 명 수준의 순 감소를 기록했고, 25일부터는 정상 영업 재개로 일부 날짜에는 가입자 증가가 감소를 상회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대상은 4월 18일 자정 기준 가입자 중, 4월 1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번호를 옮기거나 옮길 예정인 고객이다. 업계는 이탈 현상이 면제 기간이 끝나는 14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이탈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날 SK텔레콤은 KT가 불법적인 보조금 지급과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