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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대출 규제 효과? 노·도·강 지역 매수 시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부동산 분석]

임현우 기자|
6억 대출 규제 효과? 노·도·강 지역 매수 시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부동산 분석]
6.27 부동산 규제 조치 이후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 단지에 대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통일해 제한하면서, 강남권이나 한강벨트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노원·도봉·강북과 금천·관악·구로 지역은 비교적 낮은 매매가격으로 인해 '대출 가능한 최후의 선택지'로 인식되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시장 동향에서도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급매 물건이 빠르게 정리되거나 일부 단지에서 신기록 가격이 등장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을 성급하게 '상승 신호'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과거 비슷한 시기의 시장 흐름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5년간 매매가격지수를 분석하면, 노·도·강과 금·관·구 지역은 모두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도봉구는 121.28, 노원구 117.63, 강북구 116.16까지 치솟았으며, 금천구 112.88, 관악구 111.03, 구로구 109.57을 기록했다. 당시 서울 전체 지수가 최고 104.71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외곽 지역의 가파른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상승이 급격했던 만큼 하락도 심했다. 2023년 초 조정 국면에서 도봉구는 98.86까지 떨어지며 22포인트 이상 급락했고, 노원구와 강북구도 각각 19.57포인트, 18.3포인트 하락했다. 금천구 15.45포인트, 관악구 13.39포인트, 구로구 12.13포인트 하락으로 모두 두 자릿수 폭락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하락폭은 11.85포인트에 그쳤다.

이 같은 추이는 외곽 지역이 상승기에는 빠르게 오르지만 조정기에는 더 크게 요동치는 특성을 보여준다. 현재 소폭 반등하고는 있지만, 회복 속도는 서울 평균과 유사하거나 더 느린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의 반등을 근본적인 회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노·도·강과 금·관·구 지역의 급등은 교통 인프라 개선이나 공급 부족 같은 실질적 요인보다는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이유에 의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코로나19 시기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외곽 중저가 아파트 수요가 급증하며 단기간에 수억 원 단위로 가격이 뛰었지만, 2022년 고금리 환경으로 전환되자 가장 먼저 가격이 떨어지며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

이번 6억 원 대출 규제도 유사한 구조다. 고가 주택 대출이 차단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수요라기보다 규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가깝다. 특히 투자 수요는 정책 변화에 민감하며, 실수요 역시 소득 수준과 생활 조건에 제약을 받는다. 외곽 지역은 교통, 교육환경, 생활 편의시설 등에서 여전히 한계가 있어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번 반등에는 '학습 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2021-2022년 급등 후 급락을 경험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는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매물 가격이 오르거나 급매 물건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실제 거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외곽 지역 매수를 고려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우선 가격적 장점보다 장기적인 입지 경쟁력을 평가해야 한다. 교통망 확충이나 교육 환경 개선 등이 실제로 진행되는 지역이라면 실수요와 투자 모두 가능성이 있다. 반면 개발 계획이 불확실하거나 기반시설이 부족한 지역은 저렴한 가격만으로 매수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둘째, 투자보다는 실거주를 우선 고려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직장과 가까운 거리나 생활 인프라가 잘 구비된 지역은 시장 조정기에도 가격 안정성이 높다. 반면 전세 가격이 낮고 실수요 기반이 취약한 지역은 가격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셋째, 현재가 하락장의 종말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으며, 가계부채 관리와 전세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 기반이 제한적이다. 미국 금리 인하 시기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단기 반등만 보고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번 '6억 규제'는 외곽 지역에 일시적인 수혜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 흐름이 지속 가능한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외곽 지역은 상승폭이 클수록 하락폭도 크고 회복도 더디다. 따라서 단기 반등에 현혹되기보다는 근본적인 수요를 갖춘 지역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현재 시장은 기회의 시작이 아니라 검증의 시간이다. 진정한 수요가 존재하는 지역인지, 가격 외의 경쟁력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야 다음 시장 흐름에서 안정적인 자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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