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74% 대출 규제 영향…8.6억 현금 없으면 거래 어려워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아파트 매매 및 전월세 가격 정보. 2025.6.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조용훈 기자 = 서울시 내 아파트 127만 6257가구(74%)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최대 6억 원 규제로 인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28일 발효됐으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18개 구에서 기존 대출 가능 금액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의 29일 분석 자료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4억 6000만 원이지만, 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면서 평균 8억 6000만 원 이상의 자금을 보유해야만 거래가 가능해졌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경우 기존 15억 원 이상 대출이 가능했으나, 새 규정으로 인해 6억 원까지로 축소되면서 각각 21억~22억 원의 현금이 필요하게 됐다. 송파구와 용산구도 16억~17억 원의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강도 높은 대출 규제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이 비강남 지역까지 확산되자 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된 것이다. 정부는 실수요자가 아닌 경우 대출을 제한하고, 수도권 및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상한을 6억 원으로 고정했다. 이로 인해 고소득 전문직 및 자산가 중심의 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지역에서도 주담대를 이용할 경우 6개월 내 전입 의무가 부과되어 갭 투자 목적의 수요는 사실상 봉쇄됐다.

한편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일부 지역은 아파트 평균 가격이 6억~8억 원 수준으로 대출 한도 내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주택 수요가 서울 외곽이나 경기, 인천 등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실제로 경기도와 인천의 평균 매매가는 각각 5억 8525만 원, 4억 4667만 원으로 서울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정부는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 신혼부부, 신생아 가구에 대한 특례대출 한도도 2억~4억 원으로 줄였다. 이로 인해 2030 세대 등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발표 후 매수 문의가 급감하고 거래량이 뚜렷하게 감소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거래 위축과 가격 조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는 풍선 효과와 불법 대출 증가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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