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 김밥 먹으며 '편안한 농성'…"정치적 자기병엔 약이 통하지 않아"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여당의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요구하며 '숙박 농성'을 진행 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이를 '웰빙 농성'이라 비판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편안한 복장으로 김밥을 먹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며, 탁상 선풍기를 틀어놓은 모습"이라며 "마치 캠핑이나 휴가를 보내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민주당의 의회 폭력과 이재명 정부의 협치 파괴가 한계를 넘었다"며 27일 오후부터 국회 중앙홀 앞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나 의원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사진들을 보면, 청바지와 반팔 셔츠 차림으로 휴대용 선풍기를 사용하는 등 편안한 모습이 포착되었다. 일반적으로 숙식 농성은 철야나 단식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가 '웰빙 농성'으로 불리는 배경으로 보인다.

참고로 지난해 12·3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며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벌인 농성은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 진행된 바 있다. 한편 나 의원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던 일부 사진들은 현재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로, 삭제되거나 비공개 처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 의원은 "'단식'도, '철야'도 아닌 '숙식 농성'은 보기 드문 경우"라며 "내란 주동자 윤석열을 지지하던 인물이 협치를 운운하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항상 눈에 띄는 행동만 계산하는 정치적 자기병에는 어떤 처방도 소용없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내란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며 적극적으로 옹호해왔다. 지난 1월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공조수사본부가 발부한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집회에도 참석한 바 있다.

심우삼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