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아메리카당' 창당 검토…"상원 2~3석 확보 목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를 통해 새로운 정당 창당에 대한 여론 수렴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속에서 제3당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머스크는 이날 게시글에서 "독립기념일은 양당 체제(혹은 단일당 체제)에서 벗어날 의사를 묻기 적절한 날"이라며 "'아메리카당' 창당을 진행해야 할지 의견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전략으로 "상원에서 2~3석, 하원에서 8~10개 선거구를 목표로 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약간의 의석 차이만으로도 논란이 되는 법안 처리 시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는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은 머스크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반대 세력과 비(非)민주당 지지층을 흡수해, 소수 의석이라도 확보하면 공화당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저지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창당 관련 글을 게시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 예정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반대한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100점 이모티콘으로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지난달 말 그는 상원에서 해당 법안에 찬성한 의원들을 강하게 비난하며 "머리를 숙여야 할 정도로 부끄러운 행위"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또한 내년 선거에서 이들의 재선을 막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장관으로 130일간 근무한 머스크는 퇴임 후 OBBBA 법안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양측이 화해한 듯했지만, 법안 최종 통과 직전 머스크의 강력한 반발로 갈등이 다시 표면화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자신의 SNS에서 머스크 계열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감축을 시사했으며,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는 머스크의 미국 시민권 문제와 관련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추방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신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