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태도 변화: 한때 외면하던 공무원 시험, 이제는 뜨거운 관심"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장으로 수험생들이 입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근 들어 한동안 침체됐던 공무원 시험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원자 수와 경쟁률이 상승하면서, 잠시 주춤했던 '공시 열풍'이 다시 부활하는 추세다.

2025년 국가직 9급 공개채용에는 총 10만 5111명이 지원하며, 이는 전년 대비 약 1500명 증가한 수치다. 경쟁률도 24.3대1을 기록하며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방직의 주요 분야인 행정직과 기술직 지원자 수도 1236명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 업계에서는 2024년부터 공무원 채용 규모가 확대되기 시작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에도 약 10% 정도의 증원이 이어지며, 1300명 이상의 추가 채용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의 유입이 자리잡고 있다. 인사혁신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급 최종 합격자 중 20대 비율은 62.3%, 30대는 31.9%였으며, 평균 연령은 29.3세로 조사됐다. 이는 과거 공직을 기피하던 청년들이 다시 공무원 직군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무원 시험 인기가 다시 높아진 배경으로는 취업 시장의 불안정성과 함께 진입 장벽의 완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간 기업들의 채용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직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도 올해 경제 불확실성과 청년 취업난에 대처하기 위해 지방직 공채 인원을 전년 대비 8.2% 증가한 1만7665명으로 확대했다. 이는 공공 부문 인력 수요 증가와 청년층의 '안정적인 직장' 선호 경향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시험 제도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필기시험의 필수 과목이던 한국사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되면서, 수험생들의 시험 준비 부담이 줄어들었다. 또한 단순 암기형 문제에서 벗어나 공직자로서 필요한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이에 따라 장기간의 학습보다는 단기 집중형 준비 방식이 각광받고 있으며, 직장인 수험생이나 빠른 합격을 원하는 이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청년들이 공직을 다시 진지하게 고려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근무 환경 개선이 꼽힌다. 올해 공무원 초봉이 6.6% 인상됐고, 육아휴직 수당도 최대 250만 원까지 확대됐다. 더불어 정부는 주 4.5일제 도입과 같은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복지 안정성과 워라벨 측면에서 민간 기업 대비 우위가 두드러지면서, 공직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구조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교육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공무원 온라인 강의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A사의 경우, 지난 6월 유료 수강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특히 지방직 시험 하루 전날에는 유료 수강생이 504% 급증하는 등 공시 열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