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속보

"텅 빈 공간의 늪"...지식산업센터 경매 313건 돌파, 해법은 주거시설 전환?

박지후 기자|
"텅 빈 공간의 늪"...지식산업센터 경매 313건 돌파, 해법은 주거시설 전환?
지식산업센터의 공실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한 달 동안 경매에 나온 물건이 313건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가 역시 경기 부진으로 미분양 사태가 지속되면서 건설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용으로의 전환을 제안하며, 이는 도심 주택 공급 확대와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유사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건설 경기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지식산업센터와 상가의 공실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경매로 넘어간 지식산업센터가 급증하면서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산업 경기의 불황으로 인해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영국과 일본 등에서는 공실 문제를 주택으로의 용도 변경을 통해 성공적으로 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주거시설로의 전환을 허용하면 미분양 문제 해소와 함께 도심 주택 부족 현상도 동시에 개선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지옥션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지난 5월 전국에서 경매로 출현한 지식산업센터는 총 313건으로, 해당 업체가 2001년 1월부터 월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는 지식산업센터는 일반 공장과 달리 수도권 공장 총량제의 제한을 받지 않아 신규 건설이 자유로웠다. 또한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했던 점이 작용해 2020년부터 2022년 사이 부동산 호황기에 대량으로 분양되었다.

하지만 현재는 경매로 나온 매물도 거의 처분되지 않는 실정이다. 부동산플래닛의 '2025년 1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거래량은 552건으로 전분기 971건 대비 43.2% 급감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융기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까지 차질을 빚어, 지식산업센터가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한건설 역시 화성 소재 지식산업센터 미분양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대저건설과 안강건설 등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재개발 단지 상가에는 임대 문의를 안내하는 공고문이 붙어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 건설업계는 정부에 대해 공실이 발생한 업무시설과 상업시설을 주거·숙박 공간으로 용도 변경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새 정부가 추진 중인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도 방향성을 같이한다는 평가다.

영산대 부동산대학원 서정렬 교수는 "공급자 측면에서는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고, 소비자 측에서는 도심 생활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어 상생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주택법상 요건 미달 문제 등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컨버전 주택'이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티아나 오피스 빌딩은 2021년 예술가들을 위한 주거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자료에 의하면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와 분쿄구의 오피스 빌딩들도 최근 주택으로 용도 변경되었다. 영국은 2013년부터 업무시설의 주거 전환을 허용해 왔으며, 런던시는 2021년 금융지구 내 공실 사무실을 약 1,500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공실 업무·상업시설의 주거 전환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지난 3월에는 '건축물 용도 전환 지원 방안 연구'를 의뢰한 상태다. 먼저 상가 공실의 규모와 증가 속도를 파악한 후, 주차장 면적과 복도 폭, 소방 시설 등 필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전환을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 관련 부동산 뉴스